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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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나는 분단의 부산물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10-07

국군의 날이 또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 국군의 날이 제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온 날이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을 때 1960년에 군에 입대해서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강원도 양구에서 포병으로 복무하면서 겨울에는 냇가에 얼음을 깨고 군복을 빨아 입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고생을 해서가 아니라 1996년 국군의 날에 저는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해군범죄수사국(NCSI) 합동수사원들에 의해 체포당했습니다.

이날 한국 국군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초대장을 받았으나 저는 미 해군정보국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상부의 허가 없이 참석하지 말아야 할 한국의 국군의 날 기념리셉션에 참석 했다가 참석한 국군무관과 각국 무관들이 모인 파티 장에서 이들 수사국요원들이 저를 체포하면서 그들에게도 경각심(警覺心)을 주려고 하였던 것 같습니다. 저의 체포는 저의 인격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그들이 보는 앞이 아니고 그 파티 장소의 문 앞에서 이뤄졌습니다. 그 뒷날 아침 워싱턴포스트 조간신문의 일면기사로 저의 얼굴사진과 함께 대서특필되어 세상에 알려졌으니 그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놀랐을 것입니다.

그날 밤 파티가 열리고 있는 미국의 수도 사령부 포트마이어(Fort Myer)의 주둔헌병이 나를 찾아와 주차 해 놓은 저의 차에 접촉사고가 있다고 나와 보라고 해서 그를 따라 나갔는데, 나가자마자 이들 수사원들이 나에게 수갑을 채우고 그들의 비밀장소로 연행해 간 것입니다. 이 시간부터 나는 가족과 7년 10개월을 떨어져 살아야 했던 것입니다. 이 국군의 날 리셉션에 참석한 사람들은 주로 각국 무관들로서 미국에서 공인한 첩보원들이 모이는 장소인데, 저는 순진하게 그곳에 가서 한국의 각 군 무관들을 만나고 있었으니 미국 수사국이 쳐 놓은 덫에 제 발로 들어간 셈입니다.

벌써 13년 전이군요. 저는 미국의 군사비밀을 한국에 유출한 혐의로 9년의 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는 동안 아무 사고 없이 복역했다는 이유로 15%의 감형으로 7년10개월, 거의 8년을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저는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하는 흔치않은 인생역정(人生歷程)의 소유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조국이 무엇인지, 한반도의 통일이 무엇인지, 대한민국이 나의 조국이고 그리고 통일이 되어야 강국(强國)이 될 수 있다는 나의 생각에 당시 풍전등화(風前燈火) 같은 북한 내의 소식과 북한군의 동향을 한국 해군무관에게 전해 주면서 대한민국이 북한에 대해 무슨 행동을 하기를 바랐는데 그것으로 인해 나는 특별 감시를 받고 있었으며 그로인해 엄청난 혐의를 받고 체포되었던 것입니다.

당시 북한은 김일성이 죽고 김정일이 세속하면서 나라를 어떻게 통치할 바를 몰라 부친의 3년 상(喪)이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은둔(隱遁)하고 있는 동안 북한에 홍수와 감음, 그리고 전력난으로 그곳의 모든 산업은 거의 중단되다시피 되었으며 북한주민은 그 때부터 굶어죽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심지어는 선군정치를 한다는 인민군에 식량과 기름이 부족하여 군사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으며 북한공군은 나무로 만든 모의 비행기를 활주로에 세워 위장하여 이곳을 감시하는 미군정찰기에서 보면 많은 비행기가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고 북한공군들이 그곳으로 뛰어 가면서 훈련을 하던 일도 정보로 입수되고 있었습니다.

전력이 모자라 기차는 가다가 멈추기가 예사였으며 평양에 있는 외국인 호텔이 전기가 부족해 호텔 내에 전기불도 희미하게 켜 두고 있었으며 그곳의 엘리베이터도 움직이지 않아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다는 정보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일반 국민들은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게 되면서 도둑질이 횡횡하고 이들이 체포되면 공개총살을 하여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주면서 통치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정보를 한국에 주면서 이때가 남한이 북한을 흡수 통일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당시 한국정부가 한반도에 통일의 열망이 있었다면, 그리고 국가통치자들이 미래를 볼 줄 알았다면 국제사회와 타협하여 북한을 인수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북한이 핵을 보유했다고 세계에 공언하고 있으니 이러한 기회는 물 건너가 버렸다고 생각됩니다.

조국이 무엇인지, 미국에서 살기를 43년, 그리고 이곳에 귀화한지 어언 35년이 지나고, 나이 70세가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조국이 그리워 다시 돌아가 살고 싶지만 이제는 너무 늦은 감이 듭니다. 우리 한반도가 하나의 국가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그리고 그곳이 민주주의 대한민국으로 있었으면 나의 인생도 평탄하고 어디에서나 아무 걱정 없는 보통시민이 되었을 것입니다. 나는 분단된 한반도로 인한 하나의 부산물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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