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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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한글날을 보내며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10-26

지난 10월 9일은 한글날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이 날이 국경일이었는데, 요즘은 국경일에서 제외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기야 우리나라에는 노는 날이 너무 많아서 이날이 국경일에서 제외된 것 같은데, 놀 자격이 없는 날을 노는 날로 정하여 노는 것을 보면 포퓰러리즘을 우선시하는 정부에서 훈민정음(訓民正音)이 창시된 한글날의 취지를 잘 알지 못하고 결정한 것 같습니다. 이날이야말로 한글의 창시자이시며 애민정신(愛民精神)이 뚜렷하신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참으로 뜻깊은 날입니다. 한글날이 다시 국경일로 정해졌으면 합니다.

미국의 메릴랜드 대학교의 언어학자인 램지교수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앞장서고 있는 분인데, 그 분도 한글날을 한국 최대의 국경일로 정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한글은 우수하고 쓰기 쉽고 어떤 말이라도 표기 할 수 있는 과학적인 글입니다. 훈민정음 28자가 없었더라면 한국이 이처럼 빨리 디지털강국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언어의 발음에 예외가 많습니다. 영어에도 너무나 예외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많은 불편을 줍니다. 영어 뿐 아닙니다. 일본어는 '간지'(漢字)를 많이 사용하는데 그것은 경우에 따라 발음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중국어도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한글이야말로 이러한 예외가 없는 글이라 얼마나 쉽게 배울 수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문맹(文盲)이 없는 나라라고 합니다. 지금과 같은 컴퓨터시대에도 그 사용이 쉽게 만들어졌으니 한글이야말로 가장 우수한 언어임은 틀림없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어떤 부족도 이 쉽고 아름다운 한글을 이용해서 그들의 언어 소통 수단으로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좀 아쉬운 것은 영어의 'F', 'L', 'R', 'V'를 한글로 표현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우리말에도 없으니까 563년 전 집현전(集賢殿) 학자들이 염두에 두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그러한 발음을 표기할 수 있으니 한글은 국제 언어가 될 수 있는 글임은 틀림없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우수한 글을 가지고 있는 국민임에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말이 달라집니다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외국에서 살던 사람들이 한국에 가서 대화 할 때 영어가 섞이면 상대방이 매우 불쾌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몹시 신경을 써야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나 같이 미국에서 오래 살던 사람도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가 한국에서 쓰여 지는가 하며, 심지어는 아파트 이름도 한글이 아닌 이름을 쓰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영어에도 없는 것들이 영어처럼 쓰여지는 단어가 있고, 의미가 전혀 다르게 쓰여지고 있는 것을 듣게 됩니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아무 불쾌감 없이 쓰여 지고있으며, 너무나 지나치게 그런 말을 쓰는데, 오히려 듣는 외국인들에게 불쾌감을 줍니다. 한글에는 이러한 것들이 없어서 좋은데 구태여 외국어를 쓰려고 하니 우리나라가 많이 이상해졌습니다.

세계에서 자기나라 언어를 만든 사람을 알고 있는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이를 만든 사람을 알고 있으며 56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언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사용하기 쉽고 과학적이라 그 창시자인 세종대왕과 그의 총명함에 머리 숙여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에도 미국어가 따로 없고 영국에서 온 말과 글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어도 English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한국 사람은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 그리고 안중근의사입니다. 제가 교도소생활에서 풀려나와 오랜만에 고국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서울에 가서 여의도에 묵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공원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그 동상이 있는 곳이 사람들이 자주 가기 어려운 한적한 곳이어서 아쉬웠는데, 금년에 새로운 세종대왕 동상이 이순신장군 동상과 함께 광화문 거리 한복판에 모셔지게 되어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이제 안중근의사 동상도 국민들의 시선이 많이 가는 곳에 세워지는 날이 곧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근대사에서 와서는 독제를 했다는 오점(汚點)도 있지만 우리나라를 공산국가가 되지 않도록 하신 이승만 초대 대통령동상과 우리를 보리 고개에서 해방시킨 박정희 前대통령의 동상도 국민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세워져 우리 민족은 뿌리가 있는 민족이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은 국가에서 살면서 그 분들이 남기신 은혜에 고마움을 느끼고 이들 동상들이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일하고 있음을 항상 깨우치는 동기를 제공하는 자극제(刺戟劑)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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