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로버트김의 편지소개
	지난 편지 보기

지난 편지보기

Home > 로버트 김의 편지 > 지난 편지보기

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指導者의 一言은 重千金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1-04-13

우리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파기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전 정권에서 재미를 본 세종시수도의 이전계획변경,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충청도에 세우기로 공약한 과학벨트의 타지역과의 분산화, 그리고 동남권신공항건설 사업을 백지화시키면서 사과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사태를 보면서 약속을 파기하고 후에 사과만 하면 다 되는 것으로 알고 후보 시절에는 공약을 쉽게 하는 정치 지도자들이 우리나라에 아직도 있다는 것을 또 다시 실감하게 됩니다.

물론 이분들도 자기들이 볼 때 이러한 국책사업들이 타당성이 있을 것 같고 또 이러한 공약들이 표를 얻는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했으리라 생각되지만, 객관적인 타당성 분석이 앞서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말만 앞세운 사람들이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아니면 말고'식의 정치인의 헛된 약속은 결국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결과를 가져다줍니다.

세종시를 수도로 하면 나중에 어떠한 일이 수반되는 것을 미리 알았어야 했고, 과학벨트의 지역안배도 미리 생각했어야 합니다. 위의 두 경우는 경제적인 타당성 연구까지는 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뜻에서 추후에 나타날 난제들을 생각지도 않고 표를 의식한 경솔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동남권 신공항의 예는 경제성이 수반되는 하나의 투자이기 때문에 이를 결정할 때는 타당성분석(Feasibility Study)이라는 하나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했습니다.

이러한 말을 할 자격이 못되지만, 이번에 후보지로 나온 경상도의 밀양과 가덕도의 입지조건도 모르고, 그곳에 사는 주민들이 얼마나 국제비행기를 이용할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나온 정책입니다. 게다가 한국에는 인구와 국토면적에 비해 너무나 많은 비행장이 있다는 것은 자타가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세군데 비행장만 제외하고 모두가 적자운영을 하고 있어 국민의 세금이 계속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허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 지역 주민들은 비행장건설과 운영에 국고가 얼마나 빠져나가야 하는지도 생각하지 않고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라고 떼를 쓰는 것은 지역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의 차기 원내입성을 위한 하나의 부추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리를 날리고 있는 공항들 때문에 이렇게 많은 세금이 허비되고 있는 마당에 기존 비행장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또 새로운 비행장을 건설한다고 하는데 이 새 공항이 다른 비행장과 마찬가지로 적자운영을 면하지 못한다면 많은 국고가 허비될 터인데 여기에 쏟아 붓는 돈이 자기가 낸 세금이라 것을 이 지역 주민들이 안다면 이러한 반대는 없었을 것이며 오히려 이 백지화를 찬성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으로 입후보한 이명박 후보께서 이 동남권신공항이 지역에 주는 경제성을 향상시키기 진실로 원했다면 이곳 주민들과 전문가, 그리고 이 비행장을 이용할 항공회사들을 초청해서 청문회 같은 것을 먼저 실시했어야 했습니다. 모든 국책사업들이 다 이익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국민이나 지역주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해야 하는 것이 국책사업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백지화된 동남권신공항사업은 자기 앞마당에서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 지역주민들의 편의성과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국고를 감안(勘案)하면 사전에 좀 더 심사숙고했어야 했습니다.

최근에 '전국의 거미줄망 고속철시대 도래'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전국 고속철도사업은 국가가 그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했는지 몰라도 이들 계획에 의하면 새 고속철도망이 전국을 커버하게 될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온 국민들에게 많은 이점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고속철도는 이산화탄소배출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미래지향적인 사업입니다. 반면에 비행기는 화석연료를 쓰기 때문에 환경에 유해한 물질과 소음을 수반합니다. 그리고 비행장은 보통 바다와 가까운 곳에 세우기 때문에 이용객의 장시간 지상이동을 요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용객들이 해외로 가지 않는 한, 고속철도이용은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남권에 사시는 주민들에게는 이번 신공항백지화에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겠지만, 그곳 주민 모두가 실망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외여행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천공항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데 동남권신공항이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백지화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 이 국책사업을 백지화시킨 대통령과 이를 질책하는 한 정치인을 두고 언급한 언론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저의 편지를 마치겠습니다.

(중략)정치인은 신의를 지켜야한다. 그러나 신의를 지키기 위해 잘못된 공약을 쫓아가기 보다는 그것을 포기할 줄도 아는 것이 더 용기 있는 일이다.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 그 분이 행정수도를 고수한 것이나, 영남국제공항을 고집한 것은 나라전체를 위해서는 바 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지역이기주의를 고수한 것으로 보일뿐이다. 그런데도 언론과 국회의원들은 왜 그의 입만 쳐다보고 있을까? 그 같은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 까? 나는 이를 일종의 사회심리 현상으로 해석하고 싶다. 기대심리다. 그가 다음 권력자 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에 관심을 끄는 것이다. (중략) 언론이나 의원들이 그에 게 힘이 있다고 믿는다면 그에게 힘이 생기는 것이다. 미리 당겨쓴 가불 월급처럼 가불된 권력이라고 할까. 현재의 일들은 현재의 권력에 맡기고 미래는 그때의 권력에 맡기는 것 이 당연하지 않는가.(중략)

이전 :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보내면서	운영자
다음 : 자살은 대안이 아니다.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