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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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맹목적인 자식사랑은 불행의 씨앗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1-05-18

‘방랑시인 김삿갓’이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김용인이라는 분이 인터넷에 올린 ‘대한민국의 부모와 자식’이라는 글에 공감하면서 그 분의 허락을 받을 길이 없어 실례를 무릅쓰고 여러분들과 이 글의 내용을 나누고자 합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부모와 자식관계가 너무나 평범하면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전제하면서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자녀들의 사업을 위해 자금까지 대어주다가 길거리에 나앉는 은퇴자가 급증한다는 것입니다. 자식을 맹목적으로 사랑하여 자녀교육과 혼사에 억(億)대의 돈을 쏟아 붓고 급기야 부모들은 길거리에 나앉고 있다는 것과 자녀를 상전처럼 모신 결과 한국 부모들의 노후생활은 파탄나고, 청소년들의 부모 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그는 푸념하고 있습니다.

여성부의 청소년 의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들의 93%가 대학 학자금을 부모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또 87%가 결혼비용을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74%는 결혼할 때 부모가 집을 사주거나, 전세자금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녀의 용돈을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청소년도 76%에 달했다고 합니다.

한국펀드평가의 우재룡 사장은 "부모 처지에서 볼 때 노후생활의 가장 큰 적(敵)은 자녀"라며 "자녀를 이렇게 기르다간 자녀의 미래도 망치고 부모들의 노후도 망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필자가 항상 말하는 것도 이것입니다.

얼마 전 공무원 사회에선 자녀 때문에 노후가 불행해진 전직 장관들의 얘기가 화제를 모았다는데, 자식이 사업을 하다 재산을 들어 먹는 바람에 A장관은 미국으로 도피성 이주를 했고, B장관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강연회에 자주 나간다는 것입니다.

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은 "주변의 눈 때문에 말은 못하고 있으나, 자녀문제로 노후가 위기에 빠진 유명 인사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삼성이 운영하는 수원 '노블 카운티'는 상류층의 노후 주거단지로 유명한데, 이곳에선 60대 입주자가 보증금(4억 원)을 빼내 자식사업자금으로 대주었다가 길거리에 나앉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를 본 이곳 이호갑 상무는 "자식을 외면할 수 없다며 보따리를 싸던 노인의 모습이 생생하다"면서 "아들이 사업을 하다 망한 후 월세 방을 떠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대출금을 갚지 못한 2,100건의 주택담보 대출을 경매 처리했는데, 이런 경매 물건의 20%가 부모 집을 담보로 자녀가 사업자금을 빌려 쓴 것이라고 합니다. 금융기관들이 경매에 올리는 대출연체 부동산은 연간 40만 건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 중 20%가 부모 집을 담보로 잡힌 대출이라고 하며, 결국 매년 8만 명의 은퇴자가 파산 위기에 몰린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대 상황을 맞아 많은 은퇴자들이 이제는 자녀로부터 노후 자금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데, 맹목적인 자식사랑이 자신들과 자식들에게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만시지탄이나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제는 퇴직 공무원들이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이 98년 47%에서 지난해는 95%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는 한꺼번에 목돈을 받았던 선배 공무원들이 자녀들에게 주택구입, 사업자금으로 나눠 주다가 금방 거덜이 난 사례를 지켜본 교훈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재산 상황을 숨기는 은퇴자들도 늘고 있고 "돈이 있어야 자식에게 대접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상속을 사망 직전까지 늦추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등 유럽 문화는 성인(18세)이 되면 독립심을 키우기 위해 무조건 부모 곁을 떠나 자기 삶을 가꾸는데, 우리나라 문화는 성인이 되어도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고, 아랫목을 뱅뱅 돌다가 성혼(成婚)을 하고 나서도 부모의 힘으로 집을 장만하고 나서야 분가를 하는 자식 지상주의 문화가 오랫동안 우리나라에 만연되어 왔으나 이제 우리는 배운 사람으로서 자식을 위하고 자신을 위한다면 맹목적인 자식사랑의 끈은 놓아야 할 것입니다.

김삿갓은 지금의 현실을 한탄하면서 다음과 같은 시를 남기고 글을 마감했습니다.

수수방관 하고, 자식 짝사랑에 마음 홀라당 빼앗기면
어느 순간에 천추의 한을 남기고 하직합니다.
모은 재산 모두 상속하고 노후에 자식에게 손을 벌리면,
그 순간부터 불효를 한탄하며 때 늦은 후회를 하게 되더이다.
뼈 빠지게 모은 재산 허리춤에 꼭꼭 지니고 있다가
혹여 중병으로 입원하게 되면
병원 침대 시트 밑에 현찰 두툼하게 쫘악 깔아 놓고
아들 딸 며느리 문병 올 때 마다
차비 넉넉하게 듬뿍 쥐어 주면 밤낮으로
곳간에 쥐 들락거리듯 하지만,
병원비 준비하라면 마지못해 얼굴 살짜기 내밀고
가물에 콩 나듯 찾아오는 게 요즘 자식 놈들 살아가는 심뽀랍니다.

끝으로 김삿갓 김용인님에게 감사드리며 저도 이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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