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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적인 마음이지만. |
 작성자
: elgar / 작성일
: 2004-04-17 |
| 로버트 김 님이 제 할아버지셨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을 때 정말..원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성공한 케이스로 손녀에게도 세속적인 밝은 미래가 보장되었을텐데 그가 '애국심'을 발휘하게 되면서 파산지경에 이르러 그 이후 가족들의 생활이 고난이라면 손녀로서 그런 할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기가 쉬울까요? 예전에 독립운동가의 자손이 나와서 선조들이 독립운동을 하면서 자식들을 잘 키워내지 못했기 때문에 친일파의 자손들을 잘먹고 잘살고 상류층으로 나가고 자신들은 가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산다는 생각이 든다며 "도대체 제가 독립운동가의 자손인 것을 자랑스러워해야합니까?" 라고 성토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로버트김 후원회에 처음 글을 남기려고 왔을 때 로버트김에게 동병상련. 을 느꼈기 때문에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지 <훌륭한> 일을 하셨습니다. 라는 말까지 나오기는 어려웠습니다 저희 집도. 너무나 순수하신 할아버지가 자신의 권력과 부를 내놓으시면서 가족들은 계속 가난했고, 사회에 부정적이었으며 가질 수 있었던 기회들을 가지지 못하고 힘들게 지내야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훌륭하다고만 생각했던 할아버지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는 혹시 <바보>가 아니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다닌 고등학교가 워낙에 부유층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심했고 더군다나 저희집은 그것을 얻을 수 있었으나 버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할아버지를 원망하는 마음이 많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랜기간 할아버지를 존경해왔기 때문에 제 자신도 그런 할아버지의 정신이 몸에 베어 있었기에 정반대의 두 갈래 길에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할아버지의 말씀이 옳았나" "할아버지는 바보였나" 그러면 제가 할 일은, 할아버지를 바보로 규정하고 제 이기심과 욕망과 계산을 쫓아 원래 있어야할 자리로 신분상승을 해나가던가. 할아버지의 옳음을 증명하고 제 스스로 그런 길을 걸으면서 순수한 할아버지를 지켜내야 하는가 두가지 중의 하나였습니다 길이 정해지지 않기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세상은 참 허무하다" 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제가 제 욕심과 이기심을 쫓아 살지 말아야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근거없는 선함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이유없는 도덕심은 위선이지 결코 진정한 선함이 아니므로 이런 생각이 더 양심에 맞았습니다. 몇년간 제가 원하는 것. 욕심부리고 싶은것. 마음껏 해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세상이 허무하다면,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아무리해도 어쩔 수 없다가 결국에 가서는 할아버지가 놓친 것이 God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도무지 되지 않았는데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시작을 God의 존재하심을 인정하는 것에서 둔다면 할아버지가 잘 모르셨으면서도 맞는 길을 가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할아버지는 결코 바보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막상 그렇게 알게되니. 마음이 참 편했습니다 저도 막나가면서 욕심만 부리는 사람 되고 싶지 않았던 거였다는 걸 배운거 남 못준다고 할아버지를 옹호할 근거를 찾고 있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돌아가신 마당에 예수 그리스도가 엉터리라면 진짜 억울해서 못살겁니다 그래서 <믿음>을 가지게 되고 <신앙>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하는게 맞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졸업을 앞두고 다시한번. 속물근성이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도 구제 못하는 판에 무슨 후원회에 가는가. 너무 순수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겠다는 남자보다는 좀 세속적인 조건을 갖춘 남자를 만나서 편하게 살아보자 이제껏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위해서 포기했던 것들이 아쉽다. 그것을 만회할려면 이정도의 재산은 가질 수 있는 곳을 가야겠다 고등학교 이전까지의 제가 순진해서 착했다면 치맛바람에 졸부가 많았던 고등학교에서 알게된 속물적인 세계를 경험한 이후의 저는 순간순간의 선택이 내적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선한길을 가려는 안간힘. 대학생활 중에도 심한 유혹이 많았다고 생각했지만. 졸업반이 겪는 것은 그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엄청난 유혹이었습니다. 학점잘주는 과목보다는 진정 내게 필요한 과목을 듣겠다고 해온 결과 학점이 좋지 않고. 실용과목보다는 신앙을 제대로 가지자하는 동안 영어성적은 나아지지 않았고. 그동안 내가 욕심부리지 않겠다며 양심 운운하며 밀어낸 재력있고 능력있는 남자들과. 학과를 선택하면서도 가장 적당한 내 자리라 생각하면서 만족한다고 했지만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내가 과분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어떻게 저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더 원할까. 지난 겨울방학 때. 시달린 것들이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지금은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왔는데 그러는동안에 제가 다른 순수하고 좋은 친구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째서 제 주변엔. 이렇게 착해빠진 사람들만 모여서는 제가 꼭 나쁜 맘 먹으려고 작정할 때 주변에 있다가 상처를 받는지. 왜 꼭 저를 나쁜사람 만드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제 할아버지가 미울때도 있었고 왜 그러셨나 싶을때도 있었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화가 나기도 했었지만 부정할 수 없는 제 가족이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인 것처럼. 로버트김 님을 보는 시선도 이와 별다를 것이 없습니다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다" 라고 하시지만. 빵이 보이지 않을때는 고개를 끄덕이기가 어렵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지만 제 욕망과 그것에 대한 나약함을 몸소 체험한 몇달간이었습니다 얼마전에 부활절 예배를 드리면서 귀에 쏙쏙 들어온 단어가 회개. 부활. 이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선한 길을 져버리고 제 욕심을 쫓아 살아온 것을 인정하고 다시 정결한 마음으로 부활해야할 시기가 왔다. 고 나름대로 느꼈습니다 새롭고 밝은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p.s 그리스도의 수난에 보면 마지막에 부활하는 장면에서 몸에 빛이나듯이 다음번에 후원회 일 때문에 갈때는 제 몸에서도 빛이 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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