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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진상위원회 내년도 예산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6-12-20

한국의 과거사 진상 규명 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신청한 과거사위의 예산이 왜 그렇게 많은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한편 지금 추위에 떨고 있는 어려운 국민들의 생활향상에는 어느 정도의 예산이 책정되어 내년에는 그들이 궁핍한 생활이 얼마나 나아질지 궁금해집니다.

문제는 내년 한해 정부가 과거사 진상규명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무려 81%나 증액시켜 제출했다고 하니 놀랍기도 하면서 내년에 치러지는 대선과 무관한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예산이 많아진 데는 이유가 있고, 막대한 돈은 다 쓰여질 데가 있겠지만, 우리의 과거사 때문에 신청한 예산이 무려 3950억원이라고 하니 예산 책정의 의도가 궁금해집니다.
제가 너무 걱정이 많은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과거사 진상규명 관계부처의 예산이 대폭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각종기념사업이나 보상, 지원 예산이 올해보다 1698억 원 많은 3525억 원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하며 진실 화해 과거사 위원회는 칠레,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영국, 캐나다, 중남미 등을 방문해서 현지조사를 하신다고 거의 7억 원의 예산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7억 원은 전체 예산에 비하면 적지만, 우리나라의 과거사가 이들 나라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몰라도 굳이 그렇게 큰 돈을 쓰면서 직접 가기보다는 그 곳에 나가 있는 한국 대사관을 통하건 다른 루트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는 한 것인지,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출신 UN 사무총장도 탄생했고, 세계에서 11번째로 1년 무역규모가 3000억불을 달성하는 등 국가의 지위가 높아지고, 예전보다 잘 살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성과에 도취되어 내일을 걱정하며 잠자리에 드는 어려운 이웃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잊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전기세를 내지 못해 전기가 끊긴 가정, 급식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겨울 방학을 걱정하는 결식아동들이 많이 있음에도 우리는 잘 모르고 지나쳐 버리고 있습니다. 최근 부모의 얼굴도 모르고 증조할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차가운 방에서 사는 여섯 살의 한 소녀의 기사가 저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정부의 예산 담당자들이 이 기사를 읽고, 예산 책정에 반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가의 과거사를 잘 정리하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 하고 있는 과거사 진상규명의 성과가 과연 우리 앞날에 얼마나 보탬이 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박수만 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과거사 규명이 과거에 잘 한 일은 잘했다고 칭찬하고, 잘못된 일은 반성하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찬란한 문화와 비극의 역사도 되돌아보고, 우리나라 역사를 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도 예산이 책정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과거사 진상위원회의 예산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편성되지 않았기를 바라며 이를 심의 하는 국회는 국민을 위한 예산심의 기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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