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로버트김의 편지소개
	지난 편지 보기

지난 편지보기

Home > 로버트 김의 편지 > 지난 편지보기

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성숙한 외교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8-08-05

지난 주 저의 편지를 읽고 많은 독자들께서 보내주신 축하와 위로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그 끔찍한 사고에서 아무 이상 없이 살아나 이렇게 다시 책상에 앉아 고국에 계시는 여러분들과 조국을 생각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과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이번에 무엇보다도 독도를 우리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인정하고 독도 주권표기를 분규 이전상황으로 돌리라는 부시 미국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여러분들과 함께 안도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것이 성숙한 외교의 결과라고 볼 수 있을지 단언하기는 시기상조이지만, 부시 미 대통령의 지시가 정말이라면 이를 주시하고 빠른 시일 내에 독도표기가 원상회복 되도록 한국정부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대통령의 지시라고 하지만 그 지시가 명문화되어서 관계기관에 하달되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한국정부는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담당할 관계기관은 주미 한국대사관이기 때문에 이들은 이 수정작업을 담당하는 미 공무원들과 가까이 하면서 지켜봐야 할 것이며 세계에 널려있는 독도 오기(誤記)도 수정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일이 1977년부터 어느 나라의 로비(lobby)에 의해 이렇게 변경되어졌는지 몰라도 미국 정부 공무원들이 이 로비의 영향을 받고 이렇게 바뀌고 있었다는 것을 인지(認知)하고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경각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문민정부 때에도 한국 정부는 한미 군사정보 교환이 원활하게 진행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한미양국이 교환한 국제문서상에서일 뿐이었으며 실상 양국 간에 체결 된 그 약속을 집행하는 미국 실무자 공무원들에게까지 완전하게 하달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외교의 미숙함입니다.

양국이 협정에 사인(sign or agreement)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협정이 자연히 이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협정이 맺어진 그날부터 관계부처는 협정이 발효되고 이행되는 데까지 당사국과 긴밀히 접촉하면서 일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도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하는 것입니다. 외교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 모르게 하는 것이 성숙한 외교입니다. 그리고 외교를 잘 하려면 한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한국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보다는 현지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그 나라의 정치나 문화 그리고 그 나라의 언어도 원어민과 같이 능숙하게 하고 그들과 같은 철학까지 겸비한 애국심이 투철한 사람들을 등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당사국의 정치와 경제 서클에 인맥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더욱 좋습니다.

한국정부는 대사관 직원을 2~3년 내에 국내로 불러들이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기보다는 필요한 사람들을 주재국에 더 머물게 하면서 그들의 경험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사관 직원은 다른 부처의 공무원들과 다릅니다. 그들 중에는 근무하던 나라에서 로비스트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는 인재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CIA가 좋은 예입니다. 그들은 이런 종류의 사람이나 현지인들을 많이 이용합니다.

또 하나의 미숙함은 이번에 촛불시위 때문에 사업에 손해가 있었다고 그 지역 상인들이 정부에 진정서를 낸 모양인데, 경찰에서는 왜 그분들의 이름과 주소를 공개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업하는 분들에게 얼마나 피해가 올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이 명단을 공개했다고 하는데, 이것 또한 국내적인 "외교"(내교라는 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의 미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 빗발처럼 걸려오는 비협조적인 전화로 또 한 번 그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좋은 일에는 그들의 이름을 거론하여 남들이 본받을 수 있게 해야 하지만, 이러한 상항에서 이들 상인들의 이름을 공개한 것은 너무나 미숙한 처사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미숙한 일들이 너무나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 사람들의 순진성 때문이라고 볼 수 없으며 결과를 예측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독도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더욱 성숙된 외교가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정책을 입안하면서 그 정책의 결과를 예측할 줄 아는 사람들이 정부나 국회에 많이 진출되어 우리나라가 명실상부(名實相符)한 법치국가로서 국제적으로 소외되지 않는 강한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하는데 이바지 해주었으면 합니다.

이전 : 7월에 있었던 일들	운영자
다음 : 우리는 시간이 없습니다.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