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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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미국은 지금...(5)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8-12-10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는 차기정권의 경제팀을 발표한 그 다음 주에 외교안보팀을 발표했습니다. 그가 경제팀을 발표할 때 이 팀원들의 역량 때문인지 그날 증권시세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들이 입성해서 일을 시작하려면 아직도 두 달이 넘어 남았는데 이렇게 빠른 반응을 보인 것은 오바마 당선인의 미래의 경제정책에 기대감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외교안보팀원도 경제팀원 못지않게 역량 있는 사람들이라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무장관으로 지명 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선거유세동안 오바마와 치열한 경쟁을 벌리면서 미국에도 여자 대통령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할 정도로 막강한 상대였습니다. 서로의 약점을 동원하면서 비방하고 싸우던 상대자가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 이에 승복하고 오바마를 도와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때까지 유세에 합류하는 것은 참으로 보기 좋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바마 당선인은 대선후보경선에서 정치적 라이벌이며 적수였던 이 사람을 국무장관에 기용하고 그가 이를 수락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사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것 뿐 아닙니다. 이번에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게이트장관은 현 공화당원으로 부시 정권에서 미국중앙정보국(CIA)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국방장관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인은 그에게 손을 내밀었으며 그도 이를 수락하고 다음 정권에서 일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도 상원에서 인준을 받은 다음에야 일을 시작할 수 있는데, 오바마의 기용을 벌써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에서도 이를 환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관을 인준할 상원의원들은 당 차원에서 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고 이들 지명자들의 풍부한 연륜과 전문성이 이 나라를 구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남녀를 구별하지 않고, 인종을 구분하지 않고 새 일을 맡기고 있는 이번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는 우리가 눈여겨 볼 것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을 보면서 출신 도(道)와 출신 학교를 염두에 두고 인사를 하는 한국의 인사정책이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오바마 당선인은 자기가 신뢰하고 함께 일하던 자신의 지역구인 시카고 출신들을 백악관에 많이 기용했습니다. 이것은 한국에서 말하는 소위 낙하산 인사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여당 안에서 친 누구, 친 누구로 나누어져 협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볼 때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전근대적인 처사는 국가를 위해서는 이제 없어져야 할 때라고 봅니다. 미국과 일본의 의회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여야가 따로 없이 협조하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미국에서 보여준 이번 인사발탁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정치풍토를 갖춘 미국이 나는 매우 부러웠습니다. 당 소속이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국가를 위해 초당적으로 화합하고 미래의 미국을 위해 합심하여 일을 하는 것을 볼 때 최근 우리나라의 국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념적으로 갈라진 조국의 국민들도 이러한 미국인들의 포용적 자세를 본받아 너그러운 국민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과반수이상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그의 리더쉽에 따르는 것이 일반 상식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대통령을 비방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외치곤 합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근본정신에 배치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낙선된 메케인 상원의원도 패배를 인정하는 그 날 밤 “다음 대통령은 오바마이며 자기도 그를 돕고 일할 것”이며 자기를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오바마가 당신들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니 그를 대통령으로 모시고 조국을 위해 일해 달라”고 호소하였습니다.

이번 미국의 장관 인선과정에서 여야가 합심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도 자신이 진실로 조국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일하고 있는가를 반성해 볼 기회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회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장에서 그들이 그날 해야 할 일은 뒤로 하고 자기들이 소속된 당리당략을 위해 고성과 몸싸움, 그리고 단상점거 행동을 볼 때 실망하는 사람은 저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을 위해 일하라고 국민들이 뽑은 국민의 대표들입니다. 그 분들이 국민을 위하기보다 딴 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를 이만큼 성장시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피와 땀을 흘린 선배님들, 그리고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선열들에게 미안한 마음 금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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