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로버트김의 편지소개
	지난 편지 보기

지난 편지보기

Home > 로버트 김의 편지 > 지난 편지보기

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04-01

타인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예술이라는 말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내가 말을 잘 해서 남을 설득시키는 것 보다 남의 말을 잘 듣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이 세상 살아가는데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최근에 한국에서 발간된 조신영, 박현찬 공동저서인 <마음을 얻는 지혜, 경청>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저의 집사람이 꼭 읽어보라고 해서입니다.

아내는 제가 미 해군 정보국에서 일하면서 한국 해군 정보원과 접촉하는 것이 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조심하라고 여러 번 저에게 경고를 했는데 저는 아내의 충고를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다가 결국 사고가 나서 9년의 형무소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안에서는 '내가 아내가 하는 말을 잘 들었으면 법을 어기지 않고 이런 고생을 하지도 않았을 것'을 하는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 딴에는 조국 대한민국에 더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고집도 부렸던 것입니다.

그 후 수감생활을 하면서 아내는 저보다 더 슬기롭고 지혜롭다는 것을 인정하고 출감하면 아내의 말을 잘 듣고 살겠다고 다짐도 많이 했습니다. 아내는 내가 형무소 생활을 하는 동안 허드레 일을 하면서 육체적 고생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녀에게 더 이상 고통을 주지 않기로 결심하고 출감해서 함께 살면서 아내의 말을 잘 듣기로 맹세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아내의 말을 잘 듣고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저에게 그렇게 고생한 후에도 제가 가끔 고집을 부리고 자기 말을 건성으로 듣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이번에는 이 책까지 구해다 주면서 읽으라고 권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못해 그날 점심을 먹고 난 후 이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했는데 그날로 다 읽어 버렸습니다. 읽으면서 반성도 하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대인관계를 위한 지식도 얻게 되어 이것이 나의 지혜의 하나가 되기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겉으로 아내에게는 말을 하지 안했으나 속으로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 책의 주 내용은 세상을 바꾸는 힘은 달변이 아니라 경청에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자기 말을 들어주고 자기를 존중해 주며 이해해 주는 것이며 대인관계나 조직에서도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어 줄 사람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귀로만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귀라고 하는 감각기관으로만 받아들이고, 마음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음성이 들리더라도 참다운 의미나 내용을 알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들었다 해도 마음을 비웠을 경우에만 상대방이 하는 말이 제대로 들린다는 것입니다.

이 책 이야기의 주인공도 고집이 세고 남의 말을 건성으로 들었던 사람으로 아내의 말도 잘 듣지 않고 남의 말을 듣고 대답만 하지 그냥 흘러버리던 사람이었는데, 병으로 인해 그의 청력이 쇠약해져서 직장에서도 남과 대화할 때 정면으로 상대방의 입술을 보면서 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남의 말을 들을 때 집중하게 되고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잘 듣고 잘 이해 해 주어 직장에서 이 사람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주인공은 말이 들리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그의 자세가 완고하고 고집불통인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던 한 회사의 팀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변화가 회사 전체로 번져나가 결국 그 회사도 성공적인 회사가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타인의 말을 존중하고 잘 이해를 할 줄 알면 우리나라가 더 빨리 선진국으로 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여의도에서 일한다는 국민의 대표들이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고 다른 당의 의견을 마음을 비우고 듣는다면 몸싸움이 있을 수 없고, 지금 산적해 있는 법안들이 순조롭게 적기에 입법화되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순풍에 돛단배처럼 잘 되고 국민들도 웃으면서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마음을 열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세상에 이러한 나라는 없겠지만, 우리 민족은 할 수 있는 민족이고 좋은 일에는 단결도 잘 되는 국민입니다. 이번에 세계야구대회에서 보여 준 온 국민들의 마음, 지난 해 올림픽에서 응원하던 우리 국민들을 보면 우리는 할 수 있는 민족이라는 걸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모든 정치인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랍니다.

끝으로 이 책의 두 분 저자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전 : 가공(可恐)할 미국의 비도덕성	운영자
다음 : 안중근의사를 배웁시다.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