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로버트김의 편지소개
	지난 편지 보기

지난 편지보기

Home > 로버트 김의 편지 > 지난 편지보기

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수터 대법관의 귀향을 보면서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05-13

미국에는 9명의 대법관(Justice)으로 구성된 대법원(The Supreme Court)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며 종신직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힘있고 높은 직장이라고들 합니다. 그리고 보통 남자들을 부를 때 Mr(미스터)라는 호칭을 넣는 것처럼 이들을 부를 때는 그 앞에 정의라는 뜻인 Justice라고 불러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Honorable이라는 호칭을 또 넣게 됩니다. 이는 상하의원들을 부를 때 쓰는 호칭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들의 말 한마디나 글자 한자가 미국을 대변하는 권위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 분들도 인생의 마지막을 개인적으로 살기 위해 은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씁니다. 이번에 오바마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대법관의 사직서를 받고 그와 같은 노선을 지향하는 대법관을 임명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은퇴의사를 밝힌 대법관은 Justice David Hackett Souter(69)로서 대법원에서 세 번째로 젊은 나이로서 대법관으로서의 19년을 마치고 이번 회기를 끝으로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19년 전 아버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대법관 임명을 받고 워싱턴으로 올 때 자기 차 뒤에 달구지를 달고 자신이 쓰던 짐을 꾸려서 혼자서 운전하고 왔는데, 그 가운데는 아직도 풀지 않은 것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짐들을 그대로 자기가 지금까지 쓰고 있는 낡은 폭스바겐에 실고 소년시절 자라던 고향집으로 혼자 운전해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가 11살 때 이사했던 그 작고 낡은 그 시골농가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워싱턴에는 시골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가 유명해진 사람들이 많지만, 수터 대법관의 경우는 남다르다고 합니다. 그는 파티에도 잘 나타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진도 찍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루에 12시간 일을 하며 매일 일기를 쓴다고 합니다. 그의 비서에 의하면 점심을 식당에서 먹지 않고 사무실에서 요구르트와 사과를 하나씩 먹는데, 소년시절부터 하던 대로 사과를 마지막 씨만 버리고 다 먹는다고 합니다.

그는 메사츄세츠주에서 태어나 일찍이 북쪽 뉴햄프셔라는 산이 많은 주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그 유명한 로드(Rhode) 장학생으로 영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다시 하버드 대학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고향인 뉴헴프셔주의 법관으로 봉사하다가 1990년에 아버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대법관으로 임명되어 지금까지 헌신하신 분입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산책을 좋아했는데, 워싱톤으로 이사한 후에도 산책을 즐겼다고 합니다. 한번은 그가 아파트 근처에서 산책을 할 때 괴한의 습격을 받았는데, 그가 배웠던 태권도로 그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그는 아직도 펜을 가지고 글을 쓰며 이메일도 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도 없다고 합니다. 그의 임기 중에 중요한 법들이 만들어졌으며 특히 민주당의 고어후보와 공화당 부시후보의 득표율이 대통령 당락이 결정되는 플로리다주에서 갈림길에 있을 때 부시에게 유리하게 법을 해석한 것은 유명한 사건이었습니다. 이는 부시에게 승리를 가져다 준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대법관들은 당시 대통령의 이념성향에 따라 임명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아버지 부시대통령은 그의 보수 성향에 맞는 입법을 그로부터 기대했으나 진보적인 성향으로 바뀐 것이 특징입니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대법관은 종신직이지만 건강상의 이유나 일신상의 이유로 중도에 사퇴하는 이들이 있는데, 앞으로 사퇴할 대법관들이 몇몇 예측되고 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에 대법관들이 새로 임명 될 것 같습니다. 수터 대법관의 자리에 한국계인 현 예일 대학교 법대의 해롤드 고(한국명 고흥주)학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나 그는 법관으로서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발탁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들 보고 있습니다.

수터 대법관은 1939년에 은행에 다니는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독자로 태어나 아무 형제도 없으며 또 미혼의 독신입니다. 이 때문에 워싱톤에서 가장 물망 있는 10대 총각에 뽑히기도 했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대법관직을 지내는 동안 부와 명성을 얻게 되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수터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명성을 얻어 그가 죽기까지 Honorable Justice Souter로 불리겠지만, 가진 것이라고는 낡은 폭스바겐 자동차 한 대와 오래된 시골농가 한 채뿐이라는 것입니다. 그의 행적이 후학들에게 영원히 모범이 되고 그의 여생도 건강하게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바입니다.

이전 :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운영자
다음 : 가정교육은 인간됨의 기본요소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