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지보기

Home > 로버트 김의 편지 > 지난 편지보기

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1-05-12

5월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기온이 오르고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푸른 잎들이 돋고, 온갖 꽃나무들은 꽃을 피워 봄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미국에서는 어머니날이 있고 한국에서는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이 있어 가정을 중심으로 하는 좋은 달이기도 합니다. 미국에는 어린이날은 없으며 5월의 두 번째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은 한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날(Memorial Day)이 있어서 공휴일입니다.

이즈음에 미국의 모든 학교가 여름방학으로 접어듭니다. 이때 미국의 일반가정들은 여행을 계획하는데, 우리나라처럼 해외로 나가는 인구는 비교적 적습니다. 국내에서도 가 볼만한 곳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생활이 우리나라 사람처럼 생활의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최근의 미국경제가 일반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얇게 만들고 있으며 또 높은 기름 값 때문에 금년 여름은 자동차여행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이번 5월은 5일(목요일)에 어린이날이 있고 10일(화요일)에는 석가탄신일이라는 공휴일이 있어서 소위 징검다리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45만 명이나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는데, 이는 남한 총 인구의 1%가 해외여행을 하는 셈이니 우리나라는 정말로 잘사는 나라로 보입니다.

더욱이 학생들이 학교에 가야 하는 날인데도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소위 체험학습이라는 것을 인정해줘서 이를 핑계로 학생들에게는 합법적인 노는 날이 되기 때문에 긴 연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동부에서는 지난 겨울에 일기가 불순해서 학교가 문을 닫는 날이 있었기 때문에 지정된 학습 일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방학하는 날을 뒤로 미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가정의 달을 맞이하면서 한편으로는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녀를 두지 않는 분들, 홀로 사시는 분들, 더욱이 부모가 없는 고아나 성인들은 5월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것입니다. 한국과 같이 이혼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5월을 서글픈 달로 맞이하는 어린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러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신용카드를 들고 여행사 데스크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진실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이나 하는지 궁금합니다.

돈이면 다 해결 된다고 생각하는 황금만능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가족을 위해 돈을 많이 쓰는데, 돈이 진정한 행복을 살 수 없고, 진정한 사랑도 살 수 없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함께 행복해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나 혼자만 행복해지려고 하는 것은 병적인 쾌락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벌어서 내가 마음대로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하겠지만, 그것을 남을 위해 쓰면 더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인간이라면 다 아는 사실입니다.

가족을 동반하고 해외여행을 하는 것은 정말로 행복해 보입니다. 그러나 몇 년 더 기다렸다가 부부만 함께 여행을 다니면 더 많은 행복을 맛볼 수 있습니다. 부부가 가정의 기초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자식은 1촌이며 부부는 무촌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부부관계가 더 우선이라는 뜻이며 사랑의 질서이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은 부모의 의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부부의 관계보다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가 더 우선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부의 사랑이 덜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나중에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이들은 결혼생활에서도 실패할 확률이 크다고 합니다. 좀처럼 치유할 수 없는 불안감을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부의 사랑을 뒷전에 두고 모든 것을 자녀를 위해 올인(All in)하는 부모는 자녀의 진정한 행복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미국의 부모들은 자녀를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서 한국의 부모들처럼 그렇게 극성을 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집을 떠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학 기숙사에 짐을 실어다 주고 부부가 집에 돌아오면서 차안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만, 그것도 잠깐입니다. 그리고 군대 간 아들을 면회 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합니다. 배우자를 고르는 것과 결혼하는 것도 그들의 문제이지 부모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 상식입니다. 한국의 드라마를 보면 자녀의 결혼과 결혼생활에 부모가 관여해서 그들의 행복을 깨는 일을 허다하게 보게 되는데 그들은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행복인지 모르는 부모입니다. 이들이 자녀에게 베푸는 사랑은 병적인 쾌락에 속한다고 봐야 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한 사랑입니다. 우리말에 '사람'이라는 말과 '삶'이라는 말, 그리고 '사랑'이라는 말이 같은 어근(語根)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사람의 본질은 사랑에 있으며, 삶의 이유도 사랑에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알고 사랑합시다. 이 중에서도 부부의 사랑이 으뜸입니다.

이전 : 한국사의 고교 필수과목 환원을 환... 운영자
다음 : 맹목적인 자식사랑은 불행의 씨앗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