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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한 곳이 좋아지는 때는 |
 작성자
: elgar / 작성일
: 2004-02-01 |
| 사람들에게 시달림을 견디다못해 심신이 지쳐있을 때인 것 같습니다 요즘 제가 좀 그렇습니다 설연휴에도 혼자만의 시간들이 어찌나 좋던지.. 한적한 겨울바다와 냉기마저도는 텅빈 문학도서관 구석에서 행복을 느꼈다면 요즘의 제 생활이 그만큼 인간에게 시달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이 "넌 누구 좋아하니" 라고 물으면 답하기가 곤란해서 "그냥 싫어하는 친구가 있느냐고 물어봐야지"라고 말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싫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요즘에는 좋아하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이고.. 그나마도 책에서 만나는 고인들인 경우가 많네요 아마도 그들조차 실제로 만나보면 실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막연히 서로서로 비판하는 소리가 싫어서 중재자처럼 이쪽에서 저쪽 옹호하고 저쪽에서 이쪽 옹호하다가 결국 양쪽에서 적이되고 나중에는 회색분자로 몰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냥 그게 편하더군요 그리고 양쪽에서 비판할 때 가만 듣고 있다가 모두를 떠나는 일을 반복해왔습니다 그 결과 진실된 친구하나 만들기 어렵고 제대로 소속되었다고 느끼는 집단 하나 없더군요 그래서 요즘에는 양쪽모두에게 동조하는 성향이 생기기까지합니다 이러면 또 기회주의자나 위선자가 되겠죠 정말 욕심이 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많이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이건 옳지 않아"라는 결론을 내리고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흔들렸다는 것은 그만큼 유혹이 되었다는 말이고 유혹이 된다는 말은 그게 제 약점이고 한계였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렇기때문에 마지막에가서는 제게 저를 마구 흔들어놓은 상대를 비난할 자격이 없음을 느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 상대에게 화도 내고 비난도 했습니다. 괜히 잘하고 있는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몰아 신경질을 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에 제가 마음을 정리하고 제 마음을 밝혔을 때 상대는 제게 위선자라고 하더군요 속은 시커멓고 욕심 많으면서 겉으론 착한말 옳은말만 골라하고 결국에는 상대를 완전히 나쁜인간으로 만든다고 했습니다 위선자,회색분자..제가 가장 많이, 자주 듣는 비판입니다 심지어는 제가 속한 교회에서 모임을 가졌을 때 한 분이 제게 "넌 사단이 가장 좋아하는 상태에 빠졌구나"하는 말씀까지 하실 정도입니다 예, 인정합니다 알고보면 제가 가장 나쁜사람이라는 생각이 스스로 들 때도 있습니다 도덕적 결벽증을 앓고있는 정신질환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 변명하자면 저는 평화가 좋고 싸움은 정말 싫습니다 또한 어느누구도 상대를 완벽하게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하나 동정을 구하자면 저혼자 속편하게 구경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느 쪽에 속하지 못하고 갈등만하다가 끝나는 저도 그런 저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누군가에 대해 제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생각이 들 경우가 있습니다 그 때에는 <너는 먼저 너의 눈의 들보를 빼고 다른이의 눈에 티끌에 대해서 말하라> <너의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니가 비판받을 것이다> <복수는 나에게 속한 것이니 내가 할 것이다> <의인은 없으며 하나도 없도다> 하는 구절들이 기억나서 섣불리 말하지는 못하고 분노가 좀 지난후에 담담할 수 있을 때 말하려고 노력합니다 쉽지가 않은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참은 경우에는 상대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누군가가 쓴 글에서처럼 예전에는 사랑이라는 말이 흔하고 쉽게만 느껴졌는데 그 깊이와 어려움을 알면 알수록 그것만큼 힘든 것이 어디있나 싶습니다 사랑하면 그만큼 <나>라는 존재를 죽여야하는데 저처럼 자존심 강하고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에게는 무척 따르기 어려운 가르침입니다 훌쩍 떠나는 고질병을 고치고 <서로 사랑하며 용납하는> 사람이 되도록 인격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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