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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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얼마나 추우셨어요?(전쟁고아 실화)

작성자 : dasall /

작성일 : 2004-02-04

7.4 공동성명이 발표된 그 해 겨울날, 눈이 수북히 쌓이도록 내린 강원도 깊은 골짜기를 두 사람이 산길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한 사람은 미국 노인이었고, 젊은 사람은 한국계 청년이었습니다. 눈 속을 헤쳐나가며 한참 골짜기를 더듬어 들어간 두 사람이 마침내 조그만 무덤 앞에 섰습니다.
"이곳이 네 어머니가 묻힌 곳이란다. 확실하다."
나이 많은 미국인이 청년에게 말했습니다.

한국전쟁시 미군 병사가 눈발이 내리는 강원도 깊은 골짜기로 후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도 징집 당해 온 가난한 젊은이 이였습니다. 도중 무슨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서 가만 들어보니 놀랍게도 아기 울음소리였습니다. 그가 울음소리를 따라가 봤더니 소리는 눈 구덩이 속에서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눈 속에서 아기를 꺼내기 위해 눈을 치우던 미국병사는 소스라쳐 놀라고 말았습니다.
또 한번 놀란 것은 흰눈 속에 파묻혀 있는 어머니가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피난을 가던 어머니가 깊은 골짜기에 갇히게 되자 추위에 아기를 살리기 위해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 아기를 감싸곤 허리를 꾸부려 아기를 끌어않은 채 얼어 죽고만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감동한 미군병사는 급박한 시간에서도 언 땅을 파서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무덤에다 동사한 여인을 묻고, 어머니 품에서 울어대던 갓난아기를 데리고가 귀국 후에는 자기의 아들로 키웠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 청년이 되자, 지난날 있었던 일들을 모두 다 이야기 해주고, 그때 언 땅에 묻었던 청년의 어머니 산소를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20여 년이 지나 그때의 현장을 찾은 청년이 눈이 수북히 쌓인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무릎아래 눈을 녹이기 시작했습니다. 한참만에 청년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더니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맨몸이 되었습니다. 청년은 무덤 위에 쌓인 눈을 치웠습니다. 그런 뒤 청년은 자기가 벗은 옷으로 초라한 무덤을 덮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어머니께 옷을 입혀 드리듯 청년은 어머니의 무덤을 모두 자기 옷으로 덮었습니다.
그리고는 무덤 위에 쓰러져 통곡을 합니다.

"어머니, 그 날 얼마나 추우셨어요.!"

* 눈오는 엊그제 밤 원로 선배님으로부터 가슴 저미게 들은 전쟁고아 출신의 청년 이야기였습니다. 그 미군 퇴역용사와 청년의 현직과 이름을 알아보고자 부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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