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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 후원회의 행복한 마무리
작성자 : 후원회 / 작성일 : 2004-09-01
로버트 김 후원회의 행복한 마무리

작년 7월 27일, 로버트 김의 출소 1년을 앞두고 후원회가 출범한 후 정신없이 달려왔다. 출범 취지는 출소 후를 준비하는 것, 그를 위해 3가지 목표가 정해졌다.
한 모범적이고, 평범한 미국 교포가 스파이라는 반국가적인 범죄자가 되면서 겪어야 했던 절망과 아픔을 위로하자는 것, 그 때까지 스파이라는 가십성 사건으로 다뤄지던 사안을 보다 객관적으로 알리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해결하자는 것, 로버트 김이 정말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이 3가지 목표가 무난하게 이뤄졌다고 보고, 해산을 결정하였다. 하지만 후원회의 규모와 인지도, 성과 등을 토대로 로버트 김의 뜻을 받들어 사회사업을 하거나 아직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상황에서 해산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더 이상 사회에 부담을 주면서 활동하는 것은 여러모로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것이 해산 결정의 이유였다. 우선 이보다 더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현재 로버트 김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인 보호관찰과 사면은 미국법에 의해 처리되어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후원회의 존재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로버트 김의 자유로운 행보를 위해 후원회 해산은 꼭 필요했다. 이제 10여명의 후견인 동아리가 조용하게 로버트 김 곁에 남게 되었다.

로버트 김 후원활동은 우리 사회에서는 보기 드물게 민관 협조로 진행, 해결된 대표적인 사안으로 기록될 것이다. 국민들의 성원은 놀라웠다. 교도소에서, 멀리 외국에서까지 보내지는 성금과 편지는 그것을 로버트 김에게 전하는 간수마저 감동시켰다.
가두 모금을 하면서 만난 노숙자 팬들은 모금이 방해받지 않도록 든든한 보디가드 역할을 해주었다.

“만나고 싶다고 하지 말고, 언제 찾아가겠다고 면담 일시를 통보하면 연락이 올 것이다”라고 충고했던 교포 2세, 그의 도움으로 로버트 김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법무부 사면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개인 후원으로는 그 전례가 없다는 ARS 모금과 관련, 행정자치부의 기부금품 모집허가서, ARS 사용허가를 받는 데 도움을 준 정보통신부 관계자들, 이런 부분은 정부의 보이지 않는 배려라고 할 수 있다. ARS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100번 이상 전화하고, 수십 번 찾아갔을 때 합법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해준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한승주 주미대사의 눈물도 잊을 수가 없다. 로버트 김의 경기도 동창이기도 한 한대사는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질책하자, 개인적으로밖에 도울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많이 안타까워했다. 외교 공무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 문제를 차분하게 풀어가야 하는데, 여론 몰이식으로 재촉한 면이 없지 않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앨런우드 교도소로 로버트 김을 면회했던 김원웅 의원도 든든한 후원자이다. 후원회 어른으로 자리를 지켜주시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신 이세중 변호사께도 감사드린다.

ARS 모금에 제일 먼저 동참해준 네이버를 비롯한 포탈업체의 도움도 컸다. 수십 개 업체가 자사 홈페이지에 무료로 ARS 모금 배너 광고를 실어주었다. 로버트 김의 부친이 생존해계실 때, 지방에 사는 어느 분이 지리산에서 구한 명약이라며 보약을 보낸 적이 있었다. 결국 부친은 돌아가셨고, 보약은 전달되지 못했다. 가족의 뜻에 따라 내가 대신 먹었는데, 그 덕분인지 오늘까지 지치지 않고, 후원활동에 정진할 수 있었다.

로버트 김은 분단이라는 현실은 한국인이라면 어디에 있든 비껴갈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여전히 변방이라는 뼈아픈 자각의 증거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로버트 김 사건은 누군가에게서 재발할 수 있다. 거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바로 우리의 민족성이고, 국민의식이다.

후원회 1년, 국민의 힘을 통해 조국에 헌신한 사람은 그 조국이 잊지 않는다는 우리의 신념을 보여주었던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시작보다 끝이 어렵고도 중요한 것이 세상 이치다. 사회가 아직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후원회가 존속하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이유가 되어야 한다. 사회의 격려 속에 떠날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후원회장 이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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