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 - 우리는 그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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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이제 무비자로 미국에 올 수 있다는데....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8-11-26

마침내 한국에서 90일간의 미국방문은 비자 없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저 같은 사람도 미국에서 한국에 갈 때 90일간은 비자 없이도 고국방문이 가능해졌다는 말입니다. 저는 금년 초에 거금 45불을 들여 한국비자를 받았는데 아까운 생각도 듭니다. 이 비자를 받기 위해서 한국대사관 영사과를 찾느라고 헤매던 일, 그리고 그날로 비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여권을 그곳에 맡겨 두었다가 다시 찾으러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생각하니 이런 제도가 몇 달만 먼저 생겼다면 그런 번거로운 일이 나한테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에 조금 억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한 달쯤 체류하는 동안 저는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되었고 고등학교 졸업 50주년 리유니온 행사에 참석해서 오랜만에 그립던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이러한 억울함도 잊혀졌습니다.

관광과 상용목적으로 미국에 올 때 유럽인이나 일본 사람들은 비자 없이 미국방문이 허용 된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만시지탄이 있으나 이제부터는 한국 사람들도 선진국 사람으로 미국에서 대접 해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늦은 이유 중에 하나가 한국 사람들은 관광이나 사업상의 이유로 비자를 받고 미국에 와서 불법체류자가 되거나 방문목적과 다르게 비자변경을 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그동안 한국이 미국의 비자면제 협정국이 못되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인들의 신뢰도가 하위권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국토안보부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작년 한 해에만 417명의 한국인이 추방을 당했으며 그 외에 310명이 추방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 중에 이민법 위반이 289명이라고 합니다. 아마 이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이민전문 변호사에 의하면 이번 무비자시행 때문에 한국출신 불법체류자가 더 많이 양산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문비자를 받은 어린 조기유학생을 따라 함께 미국에 온 학부모들은 이전 같으면 6개월마다 한국에 다녀오면 되었는데, 이제부터는 3개월마다 한국에 나가야 되는 번거로움과 경비 때문에 소위 기러기 부모는 이 무비자 시대를 원망하게 될 것 같습니다. 더욱이 높은 환율로 인한 학비며 생활비는 이들에게 더 많은 어려움을 주게 되었습니다.

무비자 미국방문이라고 해도 체류기간이 지나 귀국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되고 이런 기록이 있는 사람은 미국에 다시 무비자로 들어오지 못하게 되어 있어 관광비자로 오는 조기유학생 수는 감소될 전망입니다. 더욱이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 온 사람들은 비자변경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편법도 통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미국체류기간이 90일로 규정된 무비자를 가장 반기는 사람들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 여행사 사업을 하는 분들일 것입니다. 이들은 이번 비자면제로 어느 정도의 매출상승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항공사들도 무비자 시대를 맞아 좌석수와 운항횟수를 늘릴 구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갑작스럽게 미국이나 한국을 방문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편해진 제도입니다. 이처럼 이번에 시행된 무비자제도는 방문 목적에 따라 희비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납니다. 43년 전에 저는 유학생으로 미국에 왔습니다. 그 때에도 미국비자를 받는 게 매우 까다로웠습니다. 대학원 입학허가서가 있는데도 비자를 잘 주지 않았습니다. 미국에 가면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물어보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돌아오고 안 오는 것은 그들의 문제가 아니지만, 저개발국가 시민이 미국에 산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부담이 된 모양입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은 가난했고 결핵환자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결핵보균자들이 미국에 가서 병균을 옮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매우 철저한 위생검사를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올 때는 미국정부가 인정한 한국병원에서 결핵보균자가 아니라는 증명과 그곳에서 촬영한 X-Ray 사진을 들고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으며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이를 이민국 관리에게 보이고 입국수속을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이제 우리 한국 사람들이 비자 없이도 미국에 올 수 있게 되었고 미국에서 한국 사람들을 선진국에서 온 사람으로 인정까지 해주게 되었으니 이것은 여러분들이 많이 노력한 덕분입니다. 그런데 무비자로 미국에 오시는 분들이 미국 비자규칙을 지키지 않게 되면 무비자 협정이 무효화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일이 있게 될까 걱정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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